안녕하세요 .
이토에서 도게살이 하다가 운 좋게 데뷔한 하꼬작가 하이후입니다 .
대략 1 년 반 전에 공모전 수상소식을 전해드렸는데 , 364 화를 끝으로 오늘 완결이 났네요 .
완결 원고를 보낸지 10 일 정도 지난 상황이지만 , 각 플렛폼이 완결화가 등록된 걸 보고 나니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
그래서 연재를 하면서 느끼고 , 배우고 , 아쉬우며 기억에 남았던 것들을 하나씩 풀어보려고 합니다 .
하소연이자 , 넉두리 , 후기 대신이라고 봐도 좋겠네요 .
굉장히 길고 , 구태연하며 , 쓸데없는 인생송사를 포함해 구구절절 두서없이 던지는 말입니다 .
시간의 여유가 많으신분이 봐주시면 좋겠네요 .
그리고 저와같은 길을 걸으시려는 웹소설 작가 지망생분이라면 미약하나마 업계이야나 , 과정이 포함되어있으니 읽어보셔도 좋을듯합니다 .
그리고 이야기에서 제 글을 읽지않으시고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
그러니 … 보시는 분들은 그 부분은 생략하고 보시는게 나으실겁니다 .^^
1. 첫작이지만 실질적 첫작은 아니었다 .
2018 년 경 문피아 공모전이 있었습니다 .
당시 저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 판타지 독자들이 으레 한번쯤
' 이걸 이렇게 쓴다고 ?'
↓
' 내가 써도 저거보다 잘쓰겠다 '
↓
' 한번 써볼까 ?'
하는 생각을 하듯 , 저도 이 같은 테크를 타고 쓴 소설이 있었어요 .
제목이 많이 바뀌긴했는데 , ' 폭주무당 ' 이라는 무당 소설입니다 .
기억하기로 당시 공모전 중 최고성적이 54 위 인가 그랬을 겁니다 . 물론 아무런 컨텍도 받지 못 했고 , 제 개인상황이 여의치 않아 습작으로 전환 했습니다 .
( 지금은 보실 수 없어요 ^^)
하여간 그게 제 인생 첫 소설입니다 .
생각해보니 이 글을 쓰겠다고 자료조사 차 기초 역술공부 ( 관상 , 손금 , 사주풀이 ) 를 한적이 있는데 , 이걸 토대로 이토 재능게시판에서 손금을 봐드린적도 있었네요 .
언젠가 이 소설도 완결을 내겠다고 읽어주시던 독자분들께 이야기를 해놨는데 , 지금 보면 리메이크 말고는 답이 없어보입니다 .
당시에 소설쓰기를 공부하고 실험한답시고 나름 인칭 , 서술방식 , 문체를 마구잡이로 바꿔가며 섞어 썼거든요 .
문과출신도 아닌데다 , 학교에서 전공만 10 년을 팠고 . 공학논문이 글을 쓴 전부였었기에 모든 면에서 부족했죠 .
그래서 ' 이과생 둘이 회귀했다 ' 는 제 인생 두번째로 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 이 소설은 원래 소설이 아니었다 .
역설적인 말이지만 사실 이 소설은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
제 개인적인 일기장이자 지독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배출해놓던 똥통이었어요 .
분노의 배출구 ?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의 창구 ?
그런 저만의 비밀스러운 낙서의 장이었습니다 .
이건 (1) 에서 연중을 하게 된 스토리와 맞물리는데 ,
짧게 이야기하자면 뻔하고 , 길게이야기하면 언짠아지기만 하는 그런 불편한 이야기지만 , 그래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저는 고등학생때부터 혼자나와 먹고살며 공부하던 고학생이었습니다 .
철없던 스무살 시절은 유흥쪽에서 일하면서 그냥 하루살이 막장으로 살았고 .
그러다 군대에 가서 이렇게 살면 인생 한 없이 가라앉는 하류인생만 전전하겠다는 걱정에 , 상승할 길이 뭘까고민하다 배움이 나를 키우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죠 .
그래서 다시금 펜을 잡았습니다 .
지방대학이지만 그만두지 않은게 천운이었네요 .
하여간 그 뒤로 복학해서는 방학 마다 공장에 다니고 , 학기중에는 주말 알바와 평일야간알바를 병행하면서 졸업을 했습니다 .
그리고 운좋게 지금의 은사인 지도교수님을 만나 늦깍기 석사과정을 밟았습니다 .
그런식으로 뭔가 느려도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는 듯 했는데 , 문제가 터집니다 .
아버지께서 돌아가신겁니다 .
언급 된 제 삶을 보며 예상하셨겠지만 , 거의 남 수준이었던 아버지였죠 .
그런데 어머니는 계셨죠 . 장남이었기에 제가 모셔야했습니다 .
문제는 아버지께서 그냥 돌아가신거면 괜찮은데 , 복잡하게 꼬이고 꼬인 부채 7 억을 남기고 돌아가셧어요 .
[ 빚이 7 억 ? 빚도 있는놈한테나 나오는 하실수 있는데 ?]
아니에요 .
설명하자면 긴데 , 엄청난 장기간에 걸쳐 이자가 불어나고 채권이 접히고 찢어지고 넘어가면서 발생한 부채입니다 .
최초 원금은 생각하시던만큼이 아니었어요 . 그러니 집이 잘살았다는건 오해입니다 .
이것 때문에 영덕법원부터 십수년의 경매처리문건까지 . 전산화 되지도않은 당시 자료 찾겠다고 들쑤시고 다닌 기억이 있네요 .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하실겁니다 .
[ 그거 그냥 상속포기하면 되는거 아니야 ?]
네 , 아닙니다 . 안돼요 .
세상 그리 만만하고 쉽지 않습니다 . 그런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거에요 .
한 예를 들자면 ,
아버지 장례식과 돌아가실적 병원비 등 기타 잡비를 어머니가 가지신 돈으로 썻습니다 .
문제는 촌사람들이 그렇듯 , 아버지걸 어머니가 같이 썼습니다 .
서로 금융을 공유했다는거죠 .
이렇게 되면 법적으로 어머니께서 모은 돈이라도 이 돈은 아버지 재산입니다 .
그리고 이걸 함부로 쓰면 ' 단순승인 ' 이 되버립니다 .
단순승인은 아버지의 모든 채무를 상속인들이 승계한다고 암묵적 결정해버린 거에요 .
아버지의 재산을 쓰는 것으로 한정승인 , 상속포기 등의 절차를 밟을수가 없게 됩니다 .
TV 에 나오는 상속포기 불가 판정 받고 , 어렵게 빚 갚으며 사는 가난한 이들이 대체로 이 경우 입니다 .
그나마 저는 배운 머리가 있다고 , 유야부야 관련 자료 정리해서 제출하고 단순승인을 풀어냈어요 .
이 과정에마 무려 4 개월 소모됐습니다 .
드라마에서 처럼 뚝딱 없어요 .
일 하다가도 서류내라 , 언제 나와라 툭하면 불러대고 하기에 일반 직장에서 법적분쟁을 하기에는 한없이 힘들겁니다 .
저도 그래서 지난 5 년간 프리랜서 작가 , 용역 , 단기알바 , 대리운전 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어요 .
왜 학교에선 이런 걸 알려주지 않았던걸까요 ?
사람이라면 ,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평생 두 번은 무조건 겪어야할 과정인데요 . 참 아이러니하더군요 .
하여간 이후 스스로 상속법을 공부하며 .
당시 지도교수님께 부탁드려 판사 , 변호사 인맥을 동원 , 그분들과 상의하면서 , 박사 후 유학을 준비하려고 8 년에 걸쳐 안먹고 , 안쓰며 모았던 4 천만원을 다 털어 법적공방을 시작했습니다 .
참 많은 과정이 있었는데 . 그중 가장 길었던게 망자파산입니다 .
들어보셧는지 모르겠는데 돌아가신 아버지를 상속인인 제가 파산시키는 겁니다 .
저 혼자선 복잡하게 엮인 채권의 안분배당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수밖에 없고 . 실수는 곳 또 다른 송사를 부르는 거였죠 .
그래서 금전적 압박없이 꼬인 채무사슬을 끊어낼 방법은 이거뿐이었습니다 .
어찌됐건 5 년간 4 번의 큰 과정을 거쳐서 , 승소했고 모든 채무를 탕감받게 되었습니다 .
올해 초에 마무리 된 일입니다 .
이게 현실입니다 .
하여간 돌아가서 이런 현실을 마주하게 된 5 년전의 저는 엄청난 정신적 압박과 금전적 문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
‘ 인생 씨발 좆같네 .’, ‘ 이제 막 풀려가는데 … ’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지배적이였어요 .
그래서 약 삼개월 가량 집구석에 처박혀서 매일 컵라면 하나와 소주 두병으로 보내며 굉장히 피폐해 있었습니다 .
그러다 문득 ,
‘ 죽을까 ?’
하는 생각이 들었죠 .
그런데 바로 이어서 ‘ 내가 죽으면 남은 형제들은 ? 어머니는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실 이건 가족까기인데 , 제가 포기하면 저희 가족중에 이 복잡한 송사를 도맡을 사람이 없습니다 .
아마 위에 언급한 그대로 되어 7 억 채무를 짊어지고 고생하다
[ 일가족 생계곤란 , 비극으로 이어져 … ]
어쩌구하는 뉴스에 실릴 이야기가 벌어졌을 겁니다 .
그래서 자리 털고 일어났습니다 .
‘ 내가 씨발 , 여태껏 혼자 살아서 잘컷는데 , 이깟걸로 뒤지면 억울해서라도 못산다 ’
뭐 , 그런 오기 ? 객기 ? 를 부린거죠 .
그때 선택한 게 이 분노의 배출구입니다 .
당시 3 개월간 허송세월을 보내며 했던게 , TV 보기 . 제가 쓰는 웹소읽기 같은 거였거든요 .
멍하니 읽고 , 또 읽고 . 읽다가 잠들고 . 눈뜨면 또 읽고 .
그런데 웹소가 참 재밌어요 .
이별한 사람이 사랑노래 들으면 전부 자기이야기 같아 눈물난다고 하죠 ?
저도 비슷했던겁니다 .
‘ 회귀 ’
툭하면 나오는 이 소재 .
실수를 만회하고 , 지나간 후회를 바로잡는다는 그게 구구절절 제 상황을 대변하고 위안을 주더군요 .
그래서 ‘ 이상황에 나였으면 ’, ‘ 내 상황을 빗대서 한다면 ?’
하고 마구잡이로 갈겨놓은게 제 글 , ‘ 이과생 둘이 회귀했다 ’ 의 초안입니다 .
3. 소설같은 데뷔 과정 .
웃기게도 이 글은 소설화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
(2) 에서 보셨듯 , 제 상황이 글을 쓸 입장이 아니었어요 . 그래서 단순히 제 개인의 배설창구로 남아있어야 했는데 ,
제가 수상을 한 웹소 플렛폼인 블라이스에서 우연한 일이 벌어집니다 .
최초 블라이스 공모전 기간은 8 월 10 일까지 였습니다 .
그런데 당시 제가 정신을 차린게 8 월 초 , 중순이었습니다 . 이미 끝났어야할 공모전인거죠 .
그런데 , 정말 신기하게도 .
블라이스 공모전이 8 월 말까지로 기간연장을 해버린거죠 .
그때 쯤 공모전 이야기를 우연히 접하게 됐습니다 .
상금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죠 .
그런데 한번 도전을 했다가 참패한 제가 과연 ,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저들이 요구하는 분량을 채울수 있을까 … 했습니다 .
새로 글을 쓰기에는 부족한 시간 .
정신적으로도 빈약하고 . 그러다 문뜩 제 일기로 눈이갔고 .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약 3 일간 배설해놨던 그 일기를 웹소로 각색해서 올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