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남, 3개월차 후기

* 국꺼리 먹는거는 직접 끓이는게 제일 맛있다.

혼자되서 냉동된 국을 사서 하나 녹여서 2끼니 먹어보곤 맛이 있었는데, 그것도 몇 주 먹어보니. 질림.

곰곰 국이나 뭐 비슷한 다른거 사서 매일 아침마다 전자렌지로 녹여서 먹었는데. 음식점 가서 방금 조리한 국만큼의 맛이 나지가 않는다는건 팩트.

배추 김치 대충 썰어서 넣고 거기에 스팸을 퍼서 넣어서 끓이기만 해도 아주 색다른 신선한 맛이 난다.

첫 며칠은 찌게 끓이는거 상상도 하기 어렵게 힘들었는데, 무심코 걍 썰어넣고, 햄조각 넣고 끓이기만 했는데 참 맛있다.

뭐... 찌게 끓여먹는거도 며칠 밖에 안되었으니 이것도 질릴 수 있을런지도 모름. 지금이야 새로운 맛이니까 맛있는데, 김치에 물만 붓고 스팸 한캔 수저로 퍼넣은게 전부라서 절대적으로 맛있는 요리라기 보단 안먹던 거라 새로운 맛이라서 좋은거 같다.


* 시퍼런 칼은 여전히 잘 들어 좋았다.

칼 열라 예리하다. 배추 김치 10Kg 다먹도록 썰어보는데 샤프하다. 아주 잘 샀다 싶다. 


* 고추가루 산거 좋았다

고추가루 주먹만한 한통 샀는데, 3개월 동안 계란찜 3번 할때 뿌려 먹었으니까 고추가루 한통으로 1년은 넘게 먹을거 같다. 확실히 뿌려먹으면 맛이 확 산다.


* 계란찜 좋다

알려주신 분들 덕에 계란 4개 풀고 계란 껍질로 4번 물 붓고 휘휘 저어서 고추가루 좀 뿌리고, 파 취향것 넣고 전자렌지로 돌리니까 뭐 그냥 된다.

조리 시간에 따라 물이 흐르기도 하고 건빵이 되기도 한다.


* 대파 좋다

대파를 최소량을 한번에 사도 10개 이상을 주는데 두깨 5mm 정도로 잘게 썰어서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때마다 꺼내서 넣어 먹는다.

5뿌리 정도만 썰어두어도 혼자 먹으니까 예를 들어 매 끼니마다 라면을 파 넣어서 먹더라도 반년은 먹을 거 같다.


*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아주 좋다

사서 몇 개월을 쓰는데 전기료도 별 차이가 없다.

혼자 먹다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 정말 양이 적고, 배추 포기 자를때 마다 꽁지가 나오는데 1주일에 하나 나온다.

라면 먹고 버리면 국물에 나오는 약간의 찌꺼기가 싱크대 배수구에 걸려 모이는데 이런거도 건조기에 넣는다

사과 먹고 나면 껍질이랑 중간에 씨앗 부분 버릴때도 건조기에 넣으면 아주 작은 크기가 된다. 빠삭하게 말라버려서 악취도 생기지가 않아 좋다.


* 세탁기는 드럼 세탁기가 아주 좋다.

9킬로짜리 엘지 트롬 드럼세탁기로 바꿨는데. 빨래꺼리 축축한거 3일 이상 방치하면 썩은내가 나니까 3일에 한번 세탁하는게 좋은거 같고.

3일마다 세탁해도 혼자라 양이 별로 없다. 수건 따로 옷 따로 울 따로 세탁해야 하니까 1회 세탁량은 더욱 줄어든다.

통돌이는 물을 많이 받아서 세제를 많이 사용하는데, 드럼은 아주 적게 쓴다. 물 양 자체가 적다. 빨래의 양과 물의 양이 비슷한 비율로 물을 아주 적게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배수관도 파이가 절반 수준이라. 물을 적게 쓰니 급수시간도 줄어든다.

통돌이는 물로 세탁물을 때리는 거고, 드럼은 젖은 세탁물을 드럼으로 위로 올려서 떨어지게 해서 호떡 뒤집는 충격으로 세탁하는 방식이다.

세재를 절반만 넣어도 거품이 너무 많아서 1/3 정도로 적게 넣어도 충분하다.

때가 심할 일이 없는 세탁이라 빠른 세탁코스를 선택해 보기도 했는데 30분이면 세탁이 끝난다. 그래서 퇴근후에 저녁에 세탁을 부담없이 하고 있다.

세탁 코드가 삶아 빨기도 있어서 해봤는데 유리에 손대봤는데 겁나 뜨겁다. 95도니까.


* 곰곰 배추김치 10킬로 만원짜리 품절이라 슬프다.

지금은 5킬로에 2만 3천원 정도에 판매하니까 김장철 12월 가격 보다 4.6배 가격이 올랐다. 배추는 역시 김장철이 싼듯.

작년 12월경에 구입한 만원짜리 그거가 오늘자로 다 먹었는다. 김치를 워낙 좋아하는 식성이라 자주 먹었기에 그런거니까 아마도 김치를 한끼니에 한두조각 먹는 분이라면 10킬로는 1년 넘게 갈수도 있다.  10킬로를 사서 먹는 동안 처음 몇 주는 식성에 좋은 것저리 수준인데 점점 익어버리고 마지막엔 팍 삭아서 찌게로만 가능하니까.


* 칙칙이 물걸레 좋다

방아쇠 당기면 물총 나가서 바닥에 물 뿌려지고 초극세사로 닦으니까 조용하고 충전할 필요없고, 충전지 소모도 생각할 필요없고, 가격도 싸고. 세탁하기 싫으면 버리고 다시 사도 된다. 2만 3천원이던가... 진공청소기는 20만원대니까...이걸로 몇달 썼는데 좋았다. 진공청소기로 22년 결혼생활 시끄러웠는데 아주 좋다.


* 오뚜기 밥

200그람짜리 한끼에 1100원 가량. 가격이 오른 듯. 묵은 밥이 아니니 아침 저녁으로 계속 먹는데 질리지도 않고 아주 좋다. 앞으로 22년 먹을 수 있겠다. 냉동국 두끼에 나눠 먹어서 한끼에 대충 3천원 정도 소모. 아침 저녁 6천원. 월 18만원 정도의 식대가 든다. 근데 우유도 먹고 고기도 먹고 햄도 먹고 요플레도 먹고 하니 그보다 더 든다.


*국수

옛날 국수 소면 사다가 손가락으로 동그랗게 말아쥘 정도로만 끓는 물에 넣고 4분 후에 찬물에 식히면 1인분 국수가 되고, 국시장국 희석해서 먹으면 라면보다 느끼하지 않은 깨끗한 국수가 된다. 라면 국물도 생기지 않고 국시장국하나 사면 몇 달 먹는듯. 라면보다 간편식으로 느껴진다. 국수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고명을 만드는건 내공이 좀더 높아지면 시도해볼 생각이다. 지금은 국시장국만 뿌려먹는 비빔면 수준.


* Netflix 와 wavv.com 둘중 넷플릭스 일단 가입 함.

혼자 사니까 심심한 시간이 많을 수 밖에. TV를 보려면 TV 편성표도 찾아봐야 하고 내가 그 시간엔 아무것도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근데 독거노인 입장에선 빨래도 돌리고 청소도 하고 이빨도 닦고 옷도 갈아입고 이불도정리하고 빨래도 게고. 뭔가 분주하니까 집중해서 두 시간을 볼수가 없다. 따라서 보다가 잠시 멈춤을 해두고 다시 돌아와 다시 보고.

넷플릭스는 4명이 뿜빠이 해서 하나의 계정으로 요금 내면 월 3~4천원이면 고화질로 어디서나 인터넷만 되면 영화 등을 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끼리 파티 맺어서 계정하나로 보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wavv.com은 한국계로 실시간 뉴스와 공중파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넷플릭스는 영화제작사등에 의뢰해서 넷플릭스에서만 방영되는 컨텐츠를 자체 제작하는데 내용이 혜자다.

youtube는 광고 차단 기능을 설치하면 맘대로 본다.


* 남자니까 그녀들을 모아두어야 하는데 역시 나스가 매우 혜자다.

시놀로지 나스를 하나 사서 거기에 하드 몇개 넣어서 설정해 두니까 컴퓨터에서도 볼 수 있고, 아이패드에서도 아이폰에서도 영화(?)를 볼 수가 있다. 하드가 하나 뻑나도 걍 새하드 사서 그 자리에 넣으면 자료는 항상 온전히 보관된다. 셀카든 영화든 폰으로 찍은 동영상이든 ... 지진나서 집이 무너지지 않는한 영원히 보관 가능. 첫 구매시 100만원 가까이 들어가고 컴맹이면 안된다는게 문제. 이후론 걱정할게 없다.

컴퓨터에 바이러스 먹으면 걱정 없이 포맷하고 다시 윈도 설치하면 나스에 안전하게 그녀들이 보관되어 있어 좋다. 나만 보는거라 외부접속도 안되는거고 방안에서 나혼자 뭔짓을 하던 불법은 아니지.

자기전 누워서 그녀를 보고 싶을때 아이패드로 클릭하면 몇 초만에 보인다.


* 헬스

아픈 곳이 안생기려면 당연히 평소 운동을 해야한다는 것 쯤은 다들 아는거고. 이빨 아침 저녁으로 닦아야 하고, 치실도 써야 하고, 치과는 년 1회 치석 제거, 몇 개월에 한번은 치과 점검, 내과도 가서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혈압도 측정해 보고. 헬스는 증상이 나와서 치료해야 하면 비용이 어마 어마 하다. 평소 잘 지켜야 함. 문득 이가 시려서 치과 가면 최소 30만원 나온다.

헬스장에서 건강 체크해보면 BMI 지수 나오고 몇 킬로를 빼라고 하는지 나온다. 

자전거 타기를 권하는 사람도 있고, 배드민턴을 권하는 사람도 있는데 여건에 맞춰서... 혼자라고 게을러지면 훅 가는 수가 있다. 

혼자 사는데 쓰러지면? 누가 구해주나. 썩어서 악취가 나야 이웃에서 찾아올 것이다. 그러기 전에 건강은 중요.

술 끊고 담배 끊고 운동!!

헬스장 티켓 접수하고 2번 밖에 못간듯. 습관되기가 쉬운게 아님. 




출처 : 이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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