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30살 여자입니다.


제목에 쓴 그대로 내일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려 합니다.


저는 5년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가족 회사를 때려치고 귀촌하시는 부모님을 따라 시골로 이사를 갔습니다.


모아둔 돈은 점점 떨어지는데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자가용이 없으면 출퇴근 하는것도 불가능해 차라리 도시로 


올라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달 전 쯤 제가 살던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올라오자마자 취업을 하려던 제 계획은 오른쪽 눈에 이상이 생기며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갑자기 시야에 검은 안개가 끼는 듯 해 찾아간 안과에서는 제게 비문증과 망막열공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지금 바로 큰 안과로 


가보라고 했습니다. 


서울의 안과를 오가며 검사를 하고 레이저 시술을 하고 2-3주는 가까운 것을 보거나 책을 봐도 안되고 머리가 흔들릴 수 있는 


운동도 하면 안 되고 힘을 쓰거나 무리를 하면 안된다 하더군요. 


짐정리도 못한, 아무도 없는 제 자취방으로 돌아와 앉아 있는데 5년동안 시골집에서 식구들과 복작거리며 살다가 갑자기 혼자 남겨지자 


미칠듯이  외로웠고 지금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느낌에 숨을 쉴 수가 없이 답답했습니다. 


생활비가 없어 늘 전전긍긍하는 어머니도 생각나고 허리며 어깨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데도 일을 하셔야 하는 아버지도 생각나고


서른이나 먹은 자식이 아무런 도움도 드릴 수가 없어 스스로가 너무 무력하고 한심하고 한시라도 빨리 취직을 해서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어 드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급하고 궁지에 몰린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도시로 올라온지 겨우 며칠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저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매일 악몽을 꾸고 1시간마다 잠에서 깼습니다. 아무런 의욕이 나지 않고 식욕도 없고 무기력한 우울에 빠져 며칠을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 방에서 울었습니다. 


그리고 레이저 시술을 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호흡곤란과 복통, 손과 다리 떨림이 발작처럼 찾아왔고 그날 이후로 집에 혼자


있는 것이 너무 무섭고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먹지도 않는데 구토감이 밀려들어 밖에 나가 두시간씩 걷다가 들어오곤 했습니다.


제일 힘든 것은 시간이 가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계를 쳐다보고 일분일초를 세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력서도 써야하고 포트폴리오도 만들어야 하고 짐정리도 해야하는데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고 이대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 같아


내일 집 근처의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가보려 합니다.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면 적어도 이 죽을 것 같은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너무 괴롭고 눈물만 나고 어디에 털어 놓을데도 없어 글을 올려봅니다.


두서없이 써내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이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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